May 4, 2010

사운드트랙 총평

"Brazil"을 두 번, 세 번 보면서 가장 강하게 받은 느낌은(비주얼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사운드가 단순히 영상을 뒷받침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마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등장인물인 것처럼 영화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 영화가 코믹한 요소들을 대폭 수용하고 있기 때문인 듯한데, 사운드와 영상의 연동성이 일반적인 영화보다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는 말 그대로 디즈니 만화영화를 연상시키는 Mickey-mousing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록 Sam의 꿈에 불과한 장면들이지만)자주 보여지는 모험활극적인 영화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말 그대로 '짠'하고 등장한다.


첫째로 언급해야할 것 같은 사운드의 특징은, 정말 지겹도록 반복되는 "Aquarela do Brasil"를 이용한 Leitmotif 기법이다. 오프닝에서부터 등장하는 원곡은 상황에 맞게 편곡되어 때를 가리지 않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계속 사용되는데, 심지어 절망적이고 긴박한 순간에마저 절망적이고 긴박하게 편곡되어 흐르는 것을 들을 수 있다. Dramatic Score로 사용되어 등장인물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형태로 흐르는 것은 물론, Harry Tuttle이나 Sam이 흥얼거리는 Diegetic Sound의 형태로도 등장한다. 주로 평화로운 상황이나 Sam의 의지에 반대되지 않는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될 때 들을 수 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렇게도 편곡이 가능하구나...' 싶은 장면도 간혹 있다.



Leitmotif로 "Aquarela do Brasil"이 사용되었다.


두 번째로, Dramatic Score과 영상의 Synchronization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Brazil"에서 대부분의 경우 Score가 화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주는데, 간혹 Counterpoint 처럼 들리며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코믹한 요소들을 고려한다면 이 역시도 큰 흐름을 따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많은 장면에서 Dramatic Score가 주로 영화의 내러티브를 강화시키고 있다.



긴박한 장면에서는 긴박한 음악이.

사운드의 가장 인상 깊었던 사용은 Sam과 Jill의 키스신에서 난데없이 터져 나오는 Score Music이었는데, 짓궂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Sam의 뛰는 가슴과 일종의 성취감을 아주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상과 음악의 사이좋은 연동은 더 나아가 Mickey-mousing, 그리고 많은 사운드트랙 요소들 사이의 밸런스에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예를 들어, Sam이 거대 무사와 진검승부를 벌이는 장면은 Mickey-mousing이 두드러지기도 하지만, Sound EffectDramatic Score의 조화도 귀 기울여 들을 만 하다. 검을 휘두르거나 순간이동 등이 이루어질 때 효과음은 Score와 절묘하게 결합되어 전투의 긴박감을 높여주고 있다.


Diegetic Sound와 Dramatic Score의 조화?



개괄적으로 놓고 본다면, "Brazil"의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Dramatic Score이며, 이것이 나머지 사운드 요소들을 압도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세밀한 묘사가 필요한 장면의 경우엔 다른 요소들과의 사이좋은 조화와 블렌딩을 들려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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